기생충 (2019) — 웃음과 불편함 사이, 우리가 사는 집의 단면
웃긴데, 불편했습니다. 너무 잘 만든 영화인데 이상하게 숨이 막혔어요.들어가며 — 웃음 뒤에 남은 건기생충은 처음엔 그냥 풍자극처럼 시작하죠. 반지하의 냄새, 피자박스 접기, 와이파이를 훔쳐 쓰는 일상. 그런데 웃고 있는 사이에, 영화는 이미 우리 발밑의 땅을 천천히 뒤집고 있습니다. 그게 이 영화의 무서운 점이에요. 웃으면서 불편해지고, 불편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.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“이게 이렇게까지 세계적으로 통할까?” 싶었어요. 그런데 막상 끝나고 나니, 국적이 필요 없는 감정이더군요. 부와 가난, 위층과 아래층, 선과 악의 경계가 한 집 안에서 공존한다는 설정이 너무나 정확했어요. 우리 사회의 모양을 빼다 박은 듯해서요.계단, 냄새, 그리고 눈높이영화의 공간 구성이 정말 정교하죠. 반..
2025. 10. 9.